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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니깔레 동탄사옥  근린생활시설 | 경기도 화성시 동탄 | 연면적 4,218.78㎡ | 2021 준공

동탄은 1기, 2기 할 것 없이 전형적인 신도시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전형적이지 않은 신도시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도시조직의 분할 방식에서부터 용도 지정, 수익 회수의 구조까지 만들어지는 방식이 서로 흡사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와중에, 지구단위계획상 상업지역의 개별 건축물은 대부분 임대를 목적으로 가능한 저렴하게 지어지게 된다.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식은 단순한 디테일을 반복하는 것이기에, 이러한 건축물이 만들어내는 입면 또한 패턴의 반복을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작은 변주가 더해지지만 큰 의미는 없다. 결국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간판으로 뒤덮여, 개별 건축물로서의 변별력을 잃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 들어서는 '사옥'으로 쓰일 건축은 어떠해야 할까? 패턴이라는 기존 도시 조직의 큰 규칙을 따르되, 완공 후 꽤 오랫동안 간판이 붙지 않는다는 조건을 고려하면 어떤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할까? 이런 고민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빠니깔레 동탄사옥의 대지는 동탄 2기 신도시 남쪽 끄트머리 모퉁이 땅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개발 계획에 의하면 도시의 확장이 마무리되고 자연으로 전이가 시작되는 경계부로서의 조건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도시의 끝자락을 정의하고 남쪽으로 열린 시원한 전망에 대한 앵커로 작용할 단단한 마침표와 같은 건축이라면 이런 맥락에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다.
단단하고 존재감이 강한 형태를 위해 모퉁이 땅이 가지고 있는 인위적인 가각의 대지 경계선이 형태로 드러나지 않도록 해야 했다. 이를 위해 1층의 가벼운 유리 매스와 상부의 육중한 벽돌 매스를 서로 살짝 비틀어 모퉁이의 꼭짓점을 모호하게 만드는 전략을 통해 가각의 조건에 대응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필로티와 돌출 매스는 보행자 레벨에서 미묘한 긴장감을 자아내는 장치로 작용한다. 가로를 걸어가며 점차 머리 위의 오버행이 늘어나기도 하고, 돌출된 글라스 박스가 다시 원래의 매스로 수렴하기도 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유리 매스와 벽돌 매스의 연결부는 내수합판 위 메탈 시트와 스틸 플레이트로 이루어진 디테일을 통해 강조된다. 두 매스의 비틀어진 관계로 인해 다양한 조건이 만들어지며, 이를 관통하는 키 디테일로서 분절을 강조하는 리세스의 표현은 건물 전체를 돌아가며 일관적으로 유지된다.
건축주는 단순하면서도 개구부의 존재감이 강한 벽돌 건물을 요청했다. 먼저 벽체가 사선으로 꺾여 깊이감을 가지면서도 그림자에 의해 시시각각 인상이 변하는 입면을 상상했다. 또한 크기가 다른 두 개의 개구부 모듈을 이용하여 단순한 원칙에서 출발했지만 빨리 읽히지 않는, 그러면서도 일관성 있는 강한 인상을 전달하는 패턴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말하자면 신도시 상업지역의 흔한 건축물의 규칙을 따르면서도 다시 한 번 더 보면 주변과 구분되는 존재감이 느껴지는 패턴을 의도한 것이다.
벽돌면의 개구부는 기울어진 면의 조각적 특성을 통해 단단한 매스의 두께감을 강조한다. 각 개구부는 콘크리트 구체면에서부터 기울어져 있으며, 벽돌이 개구부와 만나는 네 면은 모두 철판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작은 개구부 모듈은 벽돌 비틀어쌓기를 통해 거친 질감을 만들어 큰 개구부 모듈의 넓고 밋밋한 면과 대조를 이루도록 했다.
빠니깔레는 중견 남성복 브랜드로 어반 인더스트리얼의 이미지를 통해 브랜드의 정체성을 다지고 있다. 특히 각 매장의 인테리어와 화보의 배경에서 감성의 일관성이 엿보여 건축 재료를 선택하면서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 철과 콘크리트, 무채색의 벽돌과 같은 재료가 다소 투박하면서도 솔직하게 매칭이 되면서 브랜드의 정체성을 연상시킬 수 있도록 의도했다.
빠니깔레 동탄사옥의 2층에서 4층까지는 샘플 제작실, QC실, 물류 등 브랜드 지원공간으로 사용되며, 남쪽을 향한 시원한 전망이 돋보이는 5층에는 대표실과 직원들을 위한 사무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주차는 레벨이 낮은 서쪽에서 진입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대지 네 면의 레벨이 모두 달라 섬세한 경계의 정의가 필요했고, 또 내부는 천장 마감 없이 대부분의 설비가 노출되기에 BIM 활용이 필수적이었다. 모든 요소를 빠짐없이 BIM 모델에 넣어 계획설계부터 프리젠테이션, 실시설계는 물론 현장의 돌발 상황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건축주는 상담 초기부터 빠니깔레 동탄사옥의 옥상에서 지인들 또는 직원들과의 가든 파티를 꿈꾼다는 이야기를 종종 들려주었다.파라펫보다 높게 들어올려진 데크 위에 커다란 사각 플랜터가 툭툭 놓여진 시원한 옥상정원이라면 건축주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상상했다.

파라펫이나 난간에 의해 시선이 가로막히지 않은 옥상은 남쪽의 개발되지 않은 풍경을 향해 시원한 전망을 선사한다. 난간은 상부에 수평 바가 생기지 않도록 아래 부분에서만 수직 부재끼리 스틸 로드로 연결하는 디테일을 적용했다.
저녁이 되어 경관 조명이 켜지면 빠니깔레 동탄사옥은 또 다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개구부 옆 프레임과 벽돌 사이 틈에 숨어있는 LED 조명은 꺾인 벽돌 면에 빛을 던져 고유의 텍스쳐에 표정을 더한다.
설계 전보림 이승환 | 설계담당 장미나라 정지수 | 위치 경기도 화성시 장지동 | 지역지구 준주거지역 지구단위계획구역 | 용도 근린생활시설 | 대지면적 1,009.7㎡ | 건축면적 | 591.59㎡ | 연면적 4,218.78㎡ | 건폐율 58.59% | 용적률 274.05% | 규모 지상 5층 지하 2층 | 최고높이 22.65m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주요마감 전벽돌 지정메탈시트 | 주차 25대 | 구조 조구조 | 기계설비 주성이엔지 | 전기설비 대경전기 | 시공 무일건설 | 조경 연수당 | 설계기간 2019.10-2020.06 | 공사기간 2020.07-2021.12 | 사진 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