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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패동 꺾인집  단독주택 | 경기도 파주시 서패동 | 연면적 125.69㎡ | 2020 준공

주택은 그 자체로 하나의 온전한 세계다. 생물학적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신체의 연장이자 방황하는 정신의 안식처이며 궁극적으로는 집의 주인이 추구하는 가치를 공간으로 구현하는 것이 하나의 세계로서 주택에게 주어진 역할이다.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다가온 비대면 시대에 이러한 역할의 의미는 더욱 크게 다가온다. 집 안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금까지 외부 세계와 맺어오던 많은 관계가 주택이 제공하는 기능으로 대체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반면 주택은 무한정의 공간 일부를 잘라내어 내 것으로 만든 것이기에 명백한 확장의 한계를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한정된 공간에서 자족적 세계를 최대한 밀도 있게 구축하는 과업은 건축가에게 있어 또 하나의 큰 도전이다.

서패동 꺾인집은 영화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젊은 부부와 그들의 고양이 두 마리를 위한 주택이다. 분양받은 100평의 전원주택지는 건폐율 20%까지만 가능한데, 2층 규모로 집을 지으려니 필요한 대부분의 공간을 40평이라는 빠듯한 면적 안에서 해결해야 했다. 더구나 직업상 최고 수준의 홈시어터룸을 그 안에 넣으려 하다 보니 나머지 공간은 그야말로 최소 규모가 되었다. 거기에 땅은 애매하게 한쪽 귀퉁이가 뾰족한 모양이라 건물배치의 묘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한 방향으로 기다란 비례를 가진 집은 수평보다는 수직적인 관계를 엮어내는 방식으로 내부 공간을 구성한다. 침실 공간 상부 다락과 높은 천장을 필요로 하는 홈시어터가 집의 양 끝에 놓이면서 가운데 위치한 계단실은 지붕을 기울여 살짝 낮은 천장을 가질 수 있게 계획하였다. 지붕의 꼭짓점을 홈시어터 쪽에서는 공간의 대칭을 위해 중앙에 놓고, 다락 쪽에서는 공간 확보를 위해 다락이 위치한 방향으로 치우쳐 놓아, 집의 양쪽 입면에서 박공은 서로 다른 형상으로 드러난다.

양 끝과 가운데, 이렇게 세 부분의 단면 기준점을 연결하면서 종방향을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천장은 내부 공간의 필요에 대응하면서 결과적으로 어떤 횡단면도 서로 같지 않은 지붕 단면 형상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단면 형상은 삼각형 메쉬로 정의된 지붕면으로 구현되는데, 빛의 각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일곱 개의 지붕면은 서패동 꺾인집의 간결한 조형적 바탕에 고유한 개성을 부여한다.
다소 밋밋한 매스는 개구부 주변의 저마다 살짝 다르게 틀어진 철판에 의해 나름의 표정을 가진다. 여러 기울어진 면들로 구성된 지붕의 조형 방식과 모티프를 공유하기 위한 전략이다.
거실과 주방, 그리고 작업을 위한 작은 방이 놓이는 1층은 최소 치수에 의해 많은 부분이 정의되는 동시에 수납을 위한 여러 장치들이 집중된다.
홈시어터와 침실 영역을 잇는 2층의 복도는 여러 제한적 조건 하에서도 공간적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집의 중심이자 수납이 이루어지는 실용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복도 중간에 놓인 다락 입구에는 덧문을 두어 필요에 따라 침실 영역을 차단하는 문이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복도의 천장은 지붕의 형태를 그대로 내부로 가져와 간접조명과 어우러지면서 조각적인 빛의 면을 연출한다.
침실은 침대 없이 바닥 슬래브를 높여 침구를 놓을 수 있는 단을 만들었고, 잠을 자는 것만을 위해 마련된 최소의 공간이다. 침구가 놓인 단의 하부에 해당하는 1층의 거실 천장은 단 높이만큼 들어 올려 밀도 높은 공간에 기대치 않았던 여유를 마련하고자 했다.
설계 전보림 이승환 | 설계담당 장미나라 | 위치 경기도 파주시 서패동 | 지역지구 생산관리지역 | 용도 단독주택(주용도) | 대지면적 331.0㎡ | 건축면적 | 65.37㎡ | 연면적 125.69㎡ | 건폐율 19.75% | 용적률 37.97% | 규모 지상 2층 | 최고높이 8.95m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주요마감 화산석 벽돌 | 주차 1대 | 구조 조구조 | 기계설비 주성이엔지 | 전기설비 대경전기 | 조경 연수당 | 홈씨어터 에이치엠지 | 시공 무일건설 | 설계기간 2018.12-2019.12 | 공사기간 2019.12-2020.07 | 사진 노경(↑) 김용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