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 신흥로 리노베이션 상가주택 | 서울특별시 용산구 신흥로 | 리모델링면적 77.12㎡ | 2023 준공

해방촌 신흥시장 인근, 가파른 경사지에 자리한 이 건물은 1970년대에 지어진 점포주택이다. 리노베이션을 통해 기존의 점포주택을 전시공간과 주거가 결합된 새로운 유형의 공간으로 전환하였다. 그리고 기존의 구조를 크게 변경하지 않고, 용도와 동선을 새롭게 조정하는 방식으로 설계하였다.
해방촌은 해방 이후 다양한 이주민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비공식적인 주거지다. 시간이 지나면서 도시화의 흐름에서는 다소 비껴 있었지만, 그만큼 독특한 거리 감각과 주거 풍경을 유지해왔다. 이번 리노베이션은 이 지역이 가진 역사성과 도시의 맥락을 고려해, 흔적을 지우기보다 새로운 쓰임에 맞게 조율하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기존 구조 안에 전시와 주거라는 프로그램을 함께 넣되,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적절히 구획하고 정리했다.
건물 전반의 적벽돌 입면은 기존 상태를 유지하여 도시의 배경으로 남기되, 새로운 프로그램의 특성을 반영해 창호와 디테일을 조정하였다. 2층 전시공간의 넓은 쇼윈도를 통해 내부가 거리로 자연스럽게 드러나도록 했고, 3층 주거공간은 목재 루버를 덧대어 외부 시선을 적절히 걸러내면서도 채광이 확보되도록 구성했다.
기존 후면 증축부는 구조적으로 불안정하고 활용도가 떨어지는 어두운 공간이었다. 이 공간을 철거한 후 커튼월로 새로운 입면을 구성하였고 이를 통해 밝고 개방적인 분위기의 전시 공간이 형성되었다. 그 위로는 주거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테라스를 두어, 시야가 열리는 외부 공간을 확보했다
과거 주거층이었던 1층은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건물이 도로와 맞닿은 쪽은 2 층이고, 실제 건물의 1층은 후면 골목길에서 출입할 수 있다. 이 비일상적인 구조는 전시와 주거를 분리하면서도 연결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단차를 제거하고 바닥 마감을 철거한 후, 2층과 연결되는 내부 계단을 새로 두어 하나의 동선 흐름을 구성했다. 이로 인해 도로에서 진입하는 2층과 골목에서 진입하는 1층이 전시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2층은 과거 점포로 쓰이던 공간으로, 다양한 경량 구조물과 마감재가 덧대어져 있었다. 이 구조물들을 철거하고 내부를 정리하면서도 구조체 일부는 노출해 전시 공간의 배경으로 남겨두었고, 마감은 최대한 단순하게 구성했다. 기존 구조와 새로운 기능이 충돌하지 않도록, 불필요한 요소는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3층은 이전에 좁은 셋방들과 얕은 다락이 나뉘어 있던 공간이었다. 단차와 칸막이벽을 철거하여 이곳을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만들고 내부에 주방, 욕실, 침실 기능을 하는 다락형 박스를 삽입했다.
다락은 기존 구조를 참조하면서도, 수납과 취침 기능을 효율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재구성하였다. 기능적 단위들을 하나의 구조체 안에 밀도 있게 배치하여, 3층을 작지만 실질적인 주거 공간으로 변모시켰다.
설계 전보림 이승환 | 설계담당 삼삼건축, 서세희 | 위치 서울특별시 용산구 신흥로 100-5 | 지역지구 도시지역 / 제2종 일반주거지역 | 용도 주택,점포 | 대지면적 48.6㎡ | 리모델링면적 77.12㎡ | 규모 지상 3층 | 최고높이 14.1m | 구조 철근콘크리트조 | 주요마감 기존적벽돌, 알루미늄 커튼월 | 시공 무일건설주식회사 설계기간 2022.03–2022.11 | 공사기간 2023.02–2023.08 | 사진 노경